병가·무급휴직은 법정 휴가가 아닙니다 — 취업규칙 확인법, 4대보험·연차·평균임금 처리와 공제액 계산
“병가는 며칠까지 유급인가요?“라는 질문에 법은 답을 주지 않습니다. 근로기준법에는 병가라는 제도 자체가 없고, 개인 질병으로 쉬는 기간을 유급으로 할지, 며칠까지 허용할지는 전적으로 회사 취업규칙·단체협약·근로계약이 정합니다. 반면 업무 때문에 생긴 질병·부상은 병가가 아니라 산재이고, 회사가 사정이 어렵다며 시키는 무급휴직은 휴직이 아니라 휴업수당(평균임금 70%) 대상입니다. 이 세 가지를 구분하는 것이 이 글의 출발점입니다.
병가는 법정 휴가가 아니다: 무엇이 법이고 무엇이 회사 규정인가
법이 보장하는 휴가와 회사가 정하는 휴가를 구분해야 “회사가 안 준다”는 말이 위법인지 재량인지 알 수 있습니다.
| 구분 | 법정 여부 | 유급 여부 | 근거 |
|---|---|---|---|
| 연차유급휴가 | 법정(5인 이상) | 유급 | 근로기준법 제60조 |
| 출산전후휴가·배우자출산휴가 | 법정 | 유급(급여 지원) | 근로기준법·남녀고용평등법 |
| 업무상 재해 요양 | 법정 | 산재 휴업급여 70% | 산업재해보상보험법 |
| 생리휴가 | 법정(5인 이상) | 무급 | 근로기준법 제73조 |
| 가족돌봄휴가·휴직 | 법정 | 무급 | 남녀고용평등법 |
| 개인 질병 병가 | 비법정 | 취업규칙에 따름 | 취업규칙·단체협약 |
| 개인 사유 무급휴직 | 비법정 | 무급 | 취업규칙·회사 승인 |
| 회사 사정 휴업 | 법정(5인 이상) | 평균임금 70% | 근로기준법 제46조 |
같은 감기몸살로 3일을 쉬어도 어떤 회사는 유급 병가로, 어떤 회사는 연차 차감으로, 어떤 회사는 무급 결근으로 처리하고 셋 다 위법이 아닙니다. 확인할 곳은 우리 회사 취업규칙의 “휴가·휴직” 장입니다.
취업규칙은 상시 10인 이상 사업장이면 작성해 고용노동부에 신고해야 하고(근로기준법 제93조), 근로자가 자유롭게 열람할 수 있는 장소에 게시·비치해야 합니다(제14조). 10인 미만이라 취업규칙이 없다면 근로계약서와 회사 내규가 그 역할을 합니다. 다음 항목을 확인하세요.
- 병가 일수 한도와 유급·무급 여부, 유급이면 통상임금의 몇 %인지
- 진단서 제출 기준(며칠 이상이면 필요한지)
- 병가 기간이 연차 출근율·근속·상여금 산정에서 어떻게 처리되는지
- 병가 한도를 넘기면 무급휴직으로 전환되는지, 그 한도는 며칠인지
- 휴직 기간 만료 후 복직하지 않으면 당연퇴직 처리한다는 조항이 있는지
특히 마지막 조항은 형식이 당연퇴직이라도 법적으로는 해고로 보아 정당성을 따지지만, 취업규칙에 근거가 있고 절차를 지켰다면 정당하다고 인정된 사례가 있으므로, 한도가 얼마나 남았는지 미리 세어 두어야 합니다.
업무 때문에 아프다면 병가가 아니라 산재입니다
병가와 산재는 돈이 완전히 다릅니다. 업무상 사유로 생긴 질병·부상은 회사 병가 규정과 무관하게 산업재해보상보험법이 보장합니다.
산재 휴업급여 = 1일 평균임금 × 70% × 요양으로 일하지 못한 일수(4일 이상 요양 시, 근로복지공단 지급)
- 치료비는 요양급여로 전액 처리되고, 요양 기간이 3일 이내면 산재보험 대신 사업주가 근로기준법상 재해보상(요양보상·휴업보상)을 직접 부담합니다.
- 신청은 근로복지공단에 요양급여신청서를 내면 되고, 사업주 확인이 없어도 신청할 수 있습니다. “공상 처리하자”는 제안은 산재 급여를 포기하는 것이므로 신중해야 합니다.
- 산재 요양 기간과 그 후 30일 동안은 해고할 수 없고, 요양 기간은 연차 출근율에서 출근한 것으로 간주되며 평균임금 산정에서도 제외됩니다.
- 청구 소멸시효는 3년(장해·유족급여는 5년)입니다.
과로로 인한 뇌·심혈관 질환, 근골격계 질환, 직장 내 괴롭힘으로 인한 우울증도 업무 관련성이 인정되면 산재입니다. 원인이 업무일 가능성이 있다면 근로복지공단(1588-0075)에 먼저 문의하세요.
개인 질병: “연차부터 쓰라”는 관행, 따라야 하나
대부분의 회사는 개인 질병으로 쉴 때 연차를 먼저 쓰고, 연차가 없으면 무급 병가 또는 무급휴직으로 처리합니다.
- 연차는 근로자가 시기를 정하는 권리이므로 회사가 “병가 대신 연차를 반드시 써라”고 강제할 수는 없습니다. 다만 유급 병가 규정이 없는 회사라면 연차를 쓰는 편이 무급 결근보다 유리합니다.
- 반대로 취업규칙에 유급 병가가 있는데 회사가 연차부터 쓰게 하면, 근로자는 병가 조항 적용을 요구할 수 있습니다. 취업규칙은 회사도 지켜야 하는 규범입니다.
- 무급 결근으로 처리되면 그 주의 주휴수당도 사라질 수 있어 하루 결근이 이틀치 임금 손실이 될 수 있습니다. 연차를 쓰면 주휴수당은 유지됩니다.
남은 연차가 며칠인지 모르겠다면 연차 계산기에 입사일을 넣어 확인해 두세요. 연차 잔여일수가 곧 “유급으로 버틸 수 있는 기간”입니다.
무급휴직 중 4대보험은 어떻게 되나
무급휴직 중에도 근로관계는 유지되므로 4대보험 자격은 그대로이고, 아무 조치 없이 두면 휴직 전 소득 기준으로 보험료가 계속 부과될 수 있습니다. 휴직 전에 회사와 아래 처리를 맞춰야 합니다.
| 보험 | 무급휴직 중 처리 | 해야 할 일 | 복직 후 |
|---|---|---|---|
| 국민연금 | 납부예외 신청 시 보험료 없음. 그 기간은 가입기간에서 빠짐 | 회사가 공단에 납부예외 신청 | 추후납부(추납)로 가입기간 복원 가능 |
| 건강보험 | 납입고지 유예 신청 시 휴직 중 고지가 멈추고 복직 후 납부. 무급휴직은 경감이 적용될 수 있음(경감률은 공단 확인) | 회사가 휴직자 신고 + 유예 신청 | 유예된 보험료가 복직 첫 급여에 붙어 실수령액 감소 |
| 고용보험 | 보수가 없으면 보험료 없음 | 회사가 근로자 휴직 신고 | 자동 재개 |
| 산재보험 | 전액 사업주 부담, 보수 없으면 보험료 없음 | 회사가 휴직 신고 | 자동 재개 |
국민연금 납부예외는 노령연금 가입기간(최소 10년)에서 그 기간이 빠지지만 복직 후 추납으로 채울 수 있습니다. 건강보험은 유예를 신청하면 복직 후 몰아서 내야 하므로 복직 첫 달 실수령액은 연봉 실수령액 계산기로 계산한 평상시 금액에서 유예분만큼 더 빠진다고 보면 됩니다.
무급 기간이 근속·연차·퇴직금에 미치는 영향
| 항목 | 무급휴직·무급 병가 기간 처리 | 비고 |
|---|---|---|
| 퇴직금 근속연수 | 포함이 원칙(근로관계 유지) | 취업규칙에 제외 규정이 있으면 확인 |
| 연차 출근율(80%) | 결근 처리 또는 소정근로일에서 제외 — 취업규칙에 따라 갈림 | 회사 승인 휴직은 소정근로일 제외로 처리하는 경우가 많음 |
| 평균임금(퇴직금·휴업수당 기준) | 사용자 승인을 받은 업무 외 질병 휴업 기간과 그 임금은 산정에서 제외 | 무단결근은 제외되지 않아 평균임금이 낮아짐 |
| 통상임금 | 영향 없음(시급 단가이므로) | 평균임금이 통상임금보다 낮으면 통상임금 적용 |
| 육아휴직·산재 요양(비교) | 근속 포함, 출근 간주, 평균임금 제외 | 법이 명시 |
1년 중 무급휴직 3개월이 결근으로 처리되면 출근율이 80% 아래로 떨어져 다음 해 연차 15일이 발생하지 않고, 1년 미만자처럼 개근한 달마다 1일씩만 생깁니다. 소정근로일 제외로 처리되면 나머지 기간의 출근율로 판단하되 연차 일수를 근무 기간에 비례해 줄이는 것이 행정해석입니다. 휴직 승인서에 “연차 산정 시 소정근로일에서 제외한다”는 문구를 넣어 달라고 요청해 두면 분쟁을 줄일 수 있습니다.
평균임금은 반대로 근로자 보호 장치가 있습니다. 회사 승인을 받은 휴직 기간은 평균임금 산정 기간과 임금 총액에서 모두 빠지므로, 휴직 직후 퇴직해도 휴직 전 정상 임금으로 퇴직금이 계산됩니다. 승인 없이 결근한 기간은 빠지지 않으므로, 아파서 못 나가더라도 반드시 승인 절차를 밟아 기록을 남겨야 합니다. 근속 산정의 세부 규칙은 근속연수 계산 가이드에 정리돼 있습니다.
계산 예시: 월급 300만원, 무급휴직 10일이면 얼마가 빠지나
월 통상임금 300만원(주 40시간, 월~금 근무)인 근로자가 월요일부터 다음 주 수요일까지 달력일 기준 10일간 무급휴직을 승인받았다고 가정합니다. 이 10일 안에는 소정근로일 8일, 주휴일 1일, 무급휴일(토요일) 1일이 들어 있습니다. 공제 방식은 법에 없어 회사마다 다른데, 흔한 두 방식을 비교합니다.
방식 A — 월급 ÷ 30 × 달력 일수
- 하루 단가: 3,000,000 ÷ 30 = 100,000원
- 공제액: 100,000 × 10일 = 1,000,000원
- 지급액: 3,000,000 − 1,000,000 = 2,000,000원
방식 B — 통상시급 × 빠진 근로시간(주휴 포함)
- 통상시급: 3,000,000 ÷ 209 = 14,354원
- 소정근로일 8일 × 8시간 = 64시간 → 64 × 14,354 = 918,656원
- 휴직 기간에 든 주휴일 1일(8시간)은 개근 요건 미충족으로 무급 → 8 × 14,354 = 114,832원
- 공제액: 918,656 + 114,832 = 1,033,488원
- 지급액: 3,000,000 − 1,033,488 = 1,966,512원
| 방식 | 공제액 | 지급액(세전) |
|---|---|---|
| A. 월급 ÷ 30 × 10일 | 1,000,000원 | 2,000,000원 |
| B. 통상시급 × 72시간 | 1,033,488원 | 1,966,512원 |
두 방식의 차이는 3만원 남짓이지만, 방식 B에서 휴직 뒤 주(목·금만 근무)의 주휴일까지 무급 처리하면 114,832원이 더 빠집니다. 급여명세서의 공제 계산식을 확인하고 취업규칙과 다르면 정정을 요구하세요.
회사가 시키는 무급휴직은 휴업수당 70%입니다
경기가 어렵다며 “이번 달은 무급휴직으로 쉬라”는 통보는 근로자가 원한 휴직이 아니라 사용자 귀책 사유에 의한 휴업입니다. 근로기준법 제46조는 이 경우 평균임금의 70%를 휴업수당으로 주도록 합니다.
휴업수당 = 1일 평균임금 × 70% × 휴업 일수 (70%가 통상임금을 넘으면 통상임금 지급, 5인 이상 사업장)
위 예시의 근로자가 직전 3개월(92일) 동안 900만원을 받았다면 1일 평균임금은 9,000,000 ÷ 92 = 97,826원입니다. 그런데 이 값이 1일 통상임금 114,832원(14,354 × 8)보다 작으므로, 근로기준법 제2조 제2항에 따라 통상임금 114,832원을 평균임금으로 삼습니다. 월급만 받는 근로자는 대개 이렇게 통상임금이 더 커집니다. 휴업수당은 114,832 × 70% = 80,382원/일이고, 통상임금(114,832원)을 넘지 않으므로 그대로 적용됩니다.
- 소정근로일 22일을 모두 휴업했다면 80,382 × 22 = 1,768,404원
- 휴업 기간의 주휴일까지 휴업수당 대상에 넣어 달력일 30일로 계산하면 80,382 × 30 = 2,411,460원(주휴일 포함 여부는 고용노동부 행정해석 확인)
- 실무에서 “월급의 70%“로 일괄 계산하는 회사라면 3,000,000 × 70% = 2,100,000원
어느 방식이든 0원인 무급휴직과는 완전히 다른 결과입니다.
- 휴업수당을 피하려면 회사는 근로자의 진정한 동의를 받아야 합니다. 불이익을 암시하며 받은 서명은 다툴 여지가 있습니다.
- 부득이한 사유로 사업을 계속할 수 없을 때는 노동위원회 승인을 받아 70% 미만을 줄 수 있지만, 단순한 매출 부진은 해당하지 않습니다.
- 휴업수당은 임금이므로 미지급 시 임금체불 진정과 간이대지급금 대상이며, 휴업으로 평균임금의 70% 미만을 2개월 이상 받았다면 스스로 퇴사해도 실업급여의 정당한 이직 사유로 인정됩니다.
- 5인 미만 사업장은 제46조가 적용되지 않아 회사 사정으로 쉬면 그날 임금을 못 받을 수 있습니다. 근로계약서에 “회사 사정 휴무 시 통상임금 지급” 약정을 넣는 것이 대안이며, 적용 항목 전체는 5인 미만 사업장 가이드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병가·휴직 전에 챙길 것
- 원인 구분 — 업무 관련성이 조금이라도 있으면 병가 신청 전에 산재 상담을 먼저 받습니다.
- 취업규칙 열람 — 병가 유급 여부·일수·진단서 기준·한도 초과 시 처리를 확인하고 사본을 받아 둡니다.
- 서면 승인 — 병가·휴직 신청서와 회사 승인을 메일·전자결재로 남깁니다. 평균임금 제외와 결근 처리 여부가 모두 여기에 달려 있습니다.
- 4대보험 신청 확인 — 국민연금 납부예외·건강보험 유예를 회사가 신청했는지 확인합니다.
- 회사 주도 휴직이면 휴업수당 요구 — “무급휴직 동의서”에 서명하기 전에 휴업수당 70%가 적용되는 상황인지 판단합니다.
병가와 무급휴직은 법이 비워 둔 영역이라 회사 규정과 기록이 곧 권리입니다. 아플 때일수록 절차를 남기세요.
근거 법령: 근로기준법 제2조 제2항(평균임금이 통상임금보다 적을 때), 제14조(법령 요지 등의 게시), 제46조(휴업수당), 제60조(연차유급휴가), 제78조·제79조(요양보상·휴업보상), 제93조(취업규칙의 작성·신고), 같은 법 시행령 제2조(평균임금 산정에서 제외되는 기간),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제52조(휴업급여), 고용보험법 시행규칙 별표 2(정당한 이직 사유). 무급휴직 중 건강보험 경감률과 국민연금 추납 요건은 국민건강보험공단(1577-1000)·국민연금공단(1355)에서, 병가·휴업수당 분쟁은 고용노동부 상담센터(국번 없이 1350) 또는 노무사에게 확인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