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직금 중간정산 사유별 요건·서류·세금 총정리 — 월급 300만원 5년 근속이면 1,467만원
퇴직금 중간정산은 “회사가 허락하면 언제든” 되는 제도가 아닙니다.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 시행령이 정한 사유에 해당하고, 그 사유를 서류로 증명하고, 사업주가 승인해야 비로소 가능합니다. 월급 300만원에 5년을 일한 사람이 정산받으면 약 1,467만원이 나오고 세금은 17만원 남짓이지만, 그 뒤 퇴직금 계산용 근속은 0에서 다시 시작합니다. 이 글은 사유별로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지, 정산 뒤에 무엇이 달라지는지, 그리고 정산 대신 쓸 수 있는 대안은 무엇인지를 다룹니다. 퇴직금 자체의 계산 방법은 퇴직금 계산 가이드를 참고하세요.
중간정산이 되는 사유는 시행령에 적힌 것이 전부입니다
| 사유 | 요건 | 증빙 서류 |
|---|---|---|
| 주택 구입 | 무주택자가 본인 명의로 주택을 사는 경우 | 주민등록등본, 무주택 확인용 건물등기부등본·재산세 과세증명, 매매계약서 |
| 전세금·보증금 | 무주택자가 주거 목적 전세금·보증금을 내는 경우, 한 사업장에서 1회 | 주민등록등본, 무주택 증빙, 임대차계약서, 보증금 지급 내역 |
| 6개월 이상 요양 | 본인·배우자·부양가족이 6개월 이상 요양이 필요하고 그 의료비를 연간 임금총액의 12.5% 넘게 본인이 부담 | 진단서(요양 기간 명시), 의료비 영수증·납입 내역, 가족관계증명서 |
| 파산선고 | 신청일부터 거꾸로 5년 이내 파산선고 | 법원 파산선고 결정문 |
| 개인회생 | 신청일부터 거꾸로 5년 이내 개인회생절차 개시 결정 | 법원 개인회생 개시 결정문 |
| 임금피크제 | 회사가 정년 연장·보장을 조건으로 임금을 줄이는 제도를 시행 | 취업규칙·단체협약의 임금피크제 규정, 적용 통보서 |
| 소정근로시간 단축 | 회사와 합의해 소정근로시간을 1시간 이상 줄이고 3개월 이상 근무하기로 한 경우 | 변경된 근로계약서, 단축 합의서 |
| 법 개정에 따른 근로시간 단축 | 주 52시간제 등 법 시행으로 근로시간이 줄어 퇴직금이 감소하는 경우 | 근로시간 변경 전후 근로계약서·급여명세서 |
| 재난 피해 | 태풍·홍수·화재 등 고용노동부장관이 고시하는 재난으로 피해를 입은 경우 | 피해사실 확인서, 재난 관련 공적 증명 |
이 표 밖의 사정, 예를 들어 자녀 학자금, 결혼 자금, 사업 자금, 빚 상환은 아무리 급해도 중간정산 사유가 아닙니다. “무주택자”는 신청일 현재 근로자 본인 명의로 등기된 주택이 없는 사람을 뜻하고, 배우자 등 세대원 명의 주택은 원칙적으로 따지지 않는 것으로 해석되고 있습니다. 다만 세대원 명의 주택이 있다면 회사와 고용노동부에 인정 여부를 미리 확인하세요.
요양 사유는 금액 문턱이 있습니다. 연간 임금총액이 3,600만원이라면 12.5%인 4,500,000원을 넘는 의료비를 본인이 부담해야 합니다. 실손보험으로 돌려받은 금액은 본인 부담이 아니므로 빼고 계산하는 것이 안전합니다. 주택·전세 사유는 계약 체결 이후 잔금·등기 전후의 짧은 기간 안에 신청해야 하고, 이미 등기를 마치고 한참 지난 뒤에는 인정되지 않을 수 있으니 계약서를 쓴 직후 바로 회사에 문의하세요.
사유가 있어도 회사는 거절할 수 있습니다
법 조문은 “근로자가 요구하는 경우 사용자는 지급할 수 있다“고 되어 있습니다. 근로자에게 청구권을 준 것이 아니라 사업주에게 지급 권한을 준 구조라서, 사유와 서류를 모두 갖춰도 회사가 자금 사정이나 내부 규정을 이유로 거절하면 강제할 방법이 없습니다. 반대로 회사가 먼저 “임금피크제 들어가니 정산하자”고 해도 근로자가 원하지 않으면 정산하지 않아도 됩니다. 중간정산은 양쪽 모두 원할 때만 이루어집니다.
승인이 나면 회사는 정산 사유를 증명하는 서류를 근로자 퇴직 후 5년이 되는 날까지 보관해야 합니다. 나중에 노동청 점검이나 세무조사에서 사유 없는 정산으로 드러나면 그 정산은 무효가 되고 회사가 퇴직금을 다시 지급해야 하므로, 회사도 서류를 꼼꼼히 요구할 수밖에 없습니다.
계산 예시: 월급 300만원, 5년 근속 시점에 정산하면
중간정산 금액은 정산 기준일을 퇴직일로 놓고 일반 퇴직금과 같은 공식으로 계산합니다. 6·7·8월(92일) 임금 900만원, 상여·연차수당 없음, 재직일수 1,825일(5년)을 가정합니다.
중간정산금 = 1일 평균임금 × 30일 × (정산일까지 재직일수 ÷ 365)
- 1일 평균임금: 9,000,000 ÷ 92일 = 97,826원
- 30일분: 97,826 × 30 = 2,934,780원
- 근속 반영: 2,934,780 × (1,825 ÷ 365) = 14,673,900원
여기서 퇴직소득세를 뗍니다. 근속연수 5년으로 계산하면 근속연수공제 5,000,000원을 뺀 9,673,900원을 환산급여 23,217,360원으로 바꾸고, 환산급여공제 17,130,416원을 뺀 과세표준 6,086,944원에 6%를 적용한 뒤 다시 근속연수로 되돌리면 산출세액 152,173원, 지방소득세 15,217원을 더해 167,390원입니다. 실수령액은 약 1,450만원입니다. 상여금이 있거나 재직일수가 다르면 퇴직금 계산기에 정산 기준일을 퇴사일로 넣어 확인하고, 세금은 퇴직소득세 계산기에서 근속연수를 정산 시점 기준으로 넣으면 됩니다.
중간정산금은 퇴직 시 지급하는 퇴직금과 달리 IRP 의무 이전 대상으로 보지 않는 것이 일반적이어서, 세금을 뗀 뒤 현금으로 받습니다. 회사가 IRP 이체를 요구한다면 퇴직연금 사업자에 처리 방식을 확인하세요.
정산 뒤에는 퇴직금 근속만 0부터 다시 셉니다
중간정산을 받으면 그 다음 날부터 퇴직금 계산용 계속근로기간이 새로 시작됩니다. 위 예시의 근로자가 정산 후 5년을 더 일하고 퇴직하면, 최종 퇴직금은 10년이 아니라 정산 이후 5년에 대해서만 계산됩니다.
여기서 두 가지를 구분해야 합니다. 첫째, 새로 시작하는 것은 퇴직금 계산용 기간뿐입니다. 연차휴가 가산일수, 근속수당, 경력증명서의 입사일, 해고예고 대상 여부 같은 근속은 그대로 이어집니다. 둘째, 정산 이후 기간이 1년이 안 된 채 퇴직하더라도 전체 계속근로기간이 1년 이상이면 그 잔여 기간에 대한 퇴직금을 일할로 받습니다. 정산 후 8개월 만에 퇴직했다고 8개월치가 사라지지는 않습니다.
한 가지 손해는 분명합니다. 퇴직금은 퇴직 직전 임금으로 전체 근속을 계산하므로, 임금이 오르는 사람은 정산을 미룰수록 앞선 기간의 퇴직금도 나중 임금으로 불어납니다. 위 예시에서 정산 없이 10년을 채워 월급 400만원일 때 퇴직했다면 퇴직금은 130,434 × 30 × 10 = 39,130,200원인데, 5년 시점에 정산하면 14,673,900원 + 이후 5년분 19,565,100원 = 34,239,000원으로 약 489만원 적습니다. 급전이 아니라면 이 차이가 중간정산의 실제 비용입니다.
퇴직소득세는 최종 퇴직 때 합쳐서 다시 계산할 수 있습니다
근속이 둘로 쪼개지면 퇴직소득세도 두 번 따로 계산돼 근속연수공제를 두 번 짧게 받는 불이익이 생깁니다. 이를 막는 것이 퇴직소득 세액정산 특례입니다. 최종 퇴직 때 회사에 중간정산 당시의 퇴직소득원천징수영수증을 내고 합산 정산을 요청하면, 전체 근속연수로 세금을 다시 계산해 이미 낸 세금을 빼 줍니다.
위 예시로 비교하면 다음과 같습니다(지방소득세 제외).
| 구분 | 계산 | 산출세액 |
|---|---|---|
| 중간정산분 (근속 5년, 14,673,900원) | 따로 계산 | 152,173원 |
| 최종 퇴직분 (근속 5년, 19,565,100원) | 따로 계산 | 269,562원 |
| 따로 계산한 합계 | — | 421,735원 |
| 특례 적용 (근속 10년, 34,239,000원 합산) | 근속연수공제 15,000,000원 → 환산급여 23,086,800원 → 과세표준 6,034,720원 × 6% ÷ 12 × 10 | 301,736원 |
특례를 쓰면 119,999원을 덜 냅니다. 최종 퇴직 때 이미 낸 152,173원을 뺀 149,563원만 원천징수됩니다. 이 특례는 근로자가 요청해야 적용되고 회사가 알아서 해 주지 않으니, 중간정산 영수증은 퇴직할 때까지 보관하세요. 퇴직소득세 5단계 계산 자체는 퇴직소득세 계산 가이드에 자세히 있습니다.
DC형 퇴직연금이라면 “중간정산”이 아니라 “중도인출”입니다
회사가 퇴직연금에 가입돼 있으면 절차가 달라집니다.
- DC형·IRP: 돈이 이미 근로자 명의 계좌에 있으므로 회사가 아니라 퇴직연금 사업자(은행·증권사)에 중도인출을 신청합니다. 사유는 무주택자 주택 구입·전세보증금, 6개월 이상 요양(의료비 12.5% 요건 동일), 5년 이내 파산·개인회생, 재난 피해입니다. 임금피크제·근로시간 단축은 DC형에서는 사유가 아닌데, 적립금이 이미 확정돼 있어 임금이 줄어도 퇴직급여가 줄지 않기 때문입니다.
- DB형: 퇴직 시 확정급여를 지급하는 구조라 중간정산 자체가 없습니다. 자금이 필요하면 아래에서 설명할 담보대출을 알아봐야 하고, 임금피크제를 앞두고 있다면 규약에 따라 DC형 전환을 검토하는 것이 대안입니다.
DC형 중도인출도 퇴직소득세를 그때 내고, 이후 세액정산 특례 적용은 퇴직금 중간정산과 같습니다. 유형별 차이는 퇴직연금 DB·DC·IRP 비교 가이드를 참고하세요.
사유 없이 매달 나눠 받는 “퇴직금 포함 연봉”은 무효입니다
“연봉에 퇴직금이 포함돼 있다”, “매달 월급의 1/13을 퇴직금으로 얹어 준다”는 계약은 중간정산 사유 없이 퇴직금을 미리 지급하는 것이라 무효입니다.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2010년) 이후 확립된 입장으로, 이런 계약이 있어도 근로자는 퇴직 시 퇴직금 전액을 다시 청구할 수 있습니다.
다만 이미 “퇴직금 명목”으로 받은 돈은 법률상 원인 없이 받은 것이 되어, 회사가 부당이득 반환을 요구하며 퇴직금과 상계할 수 있습니다. 판례는 이 상계를 퇴직금의 절반 한도에서만 인정합니다. 그래서 실무에서는 퇴직금 청구액의 절반 이상은 확보되는 셈이지만, 애초에 이런 계약을 받아들이지 않는 편이 낫습니다. 계약직에서 정규직으로 전환하면서 “지금까지 정산하고 새로 시작하자”는 제안도 사유 없는 정산이라 무효이고, 퇴직 시 전체 기간으로 다시 계산해 차액을 받을 수 있습니다.
중간정산 대신 퇴직연금 담보대출을 쓸 수 있습니다
퇴직연금에 가입된 근로자는 적립금을 담보로 대출을 받을 수 있습니다. 퇴직급여를 헐지 않으면서 급전을 해결하는 방법이라 정산과 목적이 겹치므로 비교해 볼 만합니다.
| 구분 | 퇴직금 중간정산 | 퇴직연금 담보대출 |
|---|---|---|
| 대상 제도 | 퇴직금 제도 (DC형은 중도인출) | DB·DC·IRP |
| 사유 | 시행령 3조 사유 (표 참고) | 정산 사유 + 대학등록금·혼례비·장례비도 포함 |
| 한도 | 정산 시점까지의 퇴직금 전액 | 적립금의 50% |
| 퇴직금 근속 | 정산일부터 다시 시작 | 그대로 유지 |
| 세금 | 퇴직소득세 즉시 납부 | 없음 (대출이므로) |
| 비용 | 없음 | 대출 이자 |
| 갚을 의무 | 없음 | 있음, 미상환 시 퇴직급여에서 차감 |
자녀 대학등록금이나 결혼 비용처럼 중간정산 사유에는 없지만 담보대출 사유에는 있는 항목이 있다는 점이 핵심 차이입니다. 다만 담보대출을 실제로 취급하는 금융회사가 많지 않아 가입된 퇴직연금 사업자에 상품 유무와 금리를 먼저 확인해야 합니다. 이자를 내더라도 퇴직급여 원금과 근속을 지키는 쪽이 유리한지, 정산해서 당장 세금 17만원 정도만 내고 끝내는 쪽이 나은지는 필요한 금액과 잔여 근속에 따라 다릅니다.
신청 전 체크리스트
- 내 사정이 표의 9가지 사유 중 어디에 해당하는지 특정했는가
- 무주택 사유라면 본인 명의 주택이 없는가, 전세 사유는 이 사업장에서 처음인가
- 요양 사유라면 본인 부담 의료비가 연간 임금총액의 12.5%를 넘는가
- 회사의 승인 의사와 정산 기준일을 서면으로 확인했는가
- 정산 후 남은 근속으로 퇴직금이 얼마나 줄어드는지 계산했는가
- 퇴직소득원천징수영수증을 받아 최종 퇴직 때까지 보관할 준비가 됐는가
- 퇴직연금 가입자라면 중도인출·담보대출 중 어느 쪽이 유리한지 비교했는가
근거 법령: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 제7조(수급권의 보호), 제8조(퇴직금제도의 설정 등), 제22조(중도인출), 같은 법 시행령 제2조(퇴직연금 수급권 담보 제공 사유), 제3조(퇴직금의 중간정산 사유), 제14조(확정기여형 중도인출 사유), 소득세법 제148조(퇴직소득에 대한 세액정산). 세율·공제액은 2026년 기준입니다. 정산 사유 해당 여부와 회사와의 분쟁은 고용노동부(국번 없이 1350), 세금 정산은 국세청(126)에 문의하세요.